새것 같은 내 물건, 얼마에 팔아야 ‘손해 안 봤다’고 소문이 날까요?
가격을 너무 높게 부르면 한 달 내내 문의 한번 없고, 조금 싸게 올렸다 싶으면 1분 만에 팔려나가 “아, 만 원만 더 받을걸…”하며 밤새 이불킥을 합니다. 가격 결정, 정말 중고거래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가격을 높게 책정하면 긴 기다림 끝에 지쳐버리고, 너무 낮게 부르면 예상치 못한 빠른 판매에 아쉬움만 남는 것이 바로 중고거래 가격 책정의 딜레마입니다.
저도 처음엔 ‘내 눈엔 거의 새 거니까’ 하는 마음에 비싸게 올렸다가, 한 달 동안 ‘찜’ 하나 못 받고 시간만 낭비한 경험이 있습니다. 내 애정과 시장의 평가는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결국 정확한 시세는 판매완료 된 실제 거래 데이터 5개를 평균 내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이는 훌륭한 사진과 정성스러운 글로 구매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프로 판매자의 제값 받기 필승 공식을 적용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단계이기도 합니다.

왜 ‘판매중’인 가격을 믿으면 안 될까?
중고거래 앱을 켜면 수많은 판매글이 보입니다. 하지만 이 가격들은 그저 ‘판매자가 받고 싶은 희망 가격’일 뿐, 실제 시장 가격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 소비자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시세보다 20% 이상 비싸게 올라온 물건은 판매 완료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5배 이상 길어진다고 합니다. 결국 소중한 내 시간을 길바닥에 버리는 셈이죠.
이게 핵심입니다. 10명이 그냥 올려놓은 ‘판매중’ 가격보다, 단 1명이 실제로 ‘판매완료’한 가격이 진짜 시세입니다. 우리는 이 진짜 시세를 찾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정확한 시세를 알려면 검색부터 정교해야 합니다. 만약 아직 어떤 물건부터 팔아야 할지 정하지 못했다면, 실패 확률이 적은 아이템 목록부터 확인해 보세요.

1단계: 정확한 ‘검색 키워드’ 조합하기
정확한 시세를 알려면 검색부터 정교해야 합니다. 그냥 ‘아이패드’라고 검색하면 수만 개의 결과가 나와 시세를 파악할 수 없습니다.
- 공식: [브랜드] + [제품명] + [모델명/용량/사이즈] + [특징]
- 나쁜 예: 아이패드 프로
- 좋은 예: 아이패드 프로 5세대 12.9 256GB 셀룰러 스페이스 그레이
이렇게 구체적으로 검색해야 나와 가장 비슷한 조건의 제품들이 팔린 가격을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2단계: 마법의 필터, ‘판매완료’만 보기
모든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판매완료(거래완료)’된 게시글만 필터링해서 볼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대부분 이걸 모르거나 귀찮아서 그냥 지나칩니다.
- 중고나라/번개장터: 검색 후 필터 옵션에서 ‘판매완료’ 또는 ‘거래완료’를 선택하세요.
- 당근마켓: 검색 결과 화면 상단의 ‘판매중’ 버튼을 눌러 ‘거래완료’로 변경하세요.
이 필터 한번 거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상위 10%의 스마트한 판매자가 될 수 있습니다.
3단계: 데이터 5개 수집 후 ‘이상치’ 제거하기
‘판매완료’로 필터링했다면, 최신순으로 정렬해서 최근 1개월 이내에 팔린 게시글 5개의 가격을 확인하고 메모해두세요.
제가 예전에 딱 하나의 판매완료 글만 보고 가격을 정했다가,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액정 파손 제품’이라 시세를 완전히 잘못 짚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최소 5개는 봐야 진짜 평균이 보입니다.
- 데이터 수집 예시: 35만 원, 34만 원, 36만 원, 35.5만 원, 25만 원
- 이상치 제거: 위 목록에서 25만 원은 다른 가격과 차이가 너무 큽니다. 게시글을 클릭해보니 ‘구성품 없음’, ‘배터리 교체 필요’ 등의 특이사항이 있네요. 이런 ‘이상치(Outlier)’는 과감히 제외합니다.
4단계: 내 물건 상태에 따른 ‘가격 가감법’ 적용하기
이제 수집한 데이터의 평균을 낼 차례입니다. (35 + 34 + 36 + 35.5) / 4 = 35.1만 원. 이것이 바로 내 물건의 ‘기준 시세’가 됩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내 물건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판단해 가격을 최종 결정합니다.
- S급 (미개봉, 박스풀셋, 구매 영수증 O): 기준 시세 + 5~10%
- A급 (미세한 생활 흠집, 구성품 모두 O): 기준 시세와 동일
- B급 (눈에 띄는 흠집, 구성품 일부 누락): 기준 시세 – 10~20%
- C급 (파손, 일부 기능 고장): 기준 시세 – 30% 이상 (상태 상세히 기재)
위 공식에 따라 내 물건이 A급이라면 최종 판매가는 35만 원으로 정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입니다.
주의할 점은 시세가 늘 고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특정 제품은 신제품 출시, 계절 변화, 미디어 노출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시세가 급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게임 콘솔은 신작 게임 출시나 블랙프라이데이 같은 할인 행사 이후 일시적으로 중고 시세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가격 책정 시에는 최근 거래 동향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시장 변화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하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잠깐! 이것까지 알면 당신은 고수
가격을 정할 때 1만 원 단위로 딱 떨어지게 정하는 것보다, 약간 저렴한 느낌을 주는 ‘심리적 가격 책정’이 효과적일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만 원보다는 19만 8천 원으로 올리는 것이죠. 구매자는 앞자리 숫자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단돈 2천 원 차이지만 훨씬 저렴하게 느끼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만은 꼭 확인하세요 (가격 책정 최종 체크리스트)

- [ ] 검색어: 브랜드, 모델명, 용량 등 최대한 구체적으로 검색했는가?
- [ ] 필터: ‘판매완료’ 필터를 반드시 적용했는가?
- [ ] 데이터 수집: 최근 1개월 내 거래된 데이터를 최소 5개 이상 확인했는가?
- [ ] 이상치 제거: 유난히 싸게 팔린 ‘파손’ 제품 등은 평균 계산에서 제외했는가?
- [ ] 최종 가격: 내 물건의 상태(S/A/B급)를 객관적으로 판단해 가격을 조정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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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가격을 책정했다면, 이제는 구매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차례입니다. 어떤 물건부터 팔아야 할지, 어떻게 글을 쓰고 사진을 찍어야 하는지에 대한 아래의 가이드들이 당신의 판매 성공률을 더욱 높여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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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한 장 바꿨을 뿐인데 문의 폭주? 프로 판매자의 제값 받기 필승 공식
자주 묻는 질문 (FAQ)
위 체크리스트 까지 해도 궁금한 부분이 아직 남아계시죠? 그럴것 같아 아래와 같이 준비해봤습니다.
택배비는 가격에 포함해야 하나요, 별도로 해야 하나요?
‘택배비 포함(택포)’으로 가격을 설정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구매자 입장에서 추가 비용을 계산할 필요가 없어 구매 결정이 한결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가격을 정할 때, 예상 택배비(일반 4,000원, 반값 2,000원)를 미리 더해서 최종 가격을 정하세요.
올렸는데 안 팔리면 가격은 언제, 얼마나 내려야 하나요?
보통 3~4일이 지나도 문의가 전혀 없다면 가격이 높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일주일을 넘기지 말고 처음 가격의 5~10% 정도를 내려보세요. 가격을 내릴 때는 그냥 수정하기보다, 게시글을 삭제하고 새로 올리는 ‘재등록’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미개봉 새 상품은 정가에서 얼마나 할인해야 팔릴까요?
아무리 미개봉이라도 한번 내 손에 들어온 이상 ‘중고’입니다. 일반적으로 정가에서 최소 10~15%는 저렴해야 구매자가 매력을 느낍니다. 특히 전자제품은 신제품 출시 주기가 짧아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니, 너무 오래 가지고 있지 말고 최대한 빨리 판매하는 것이 이득입니다.






